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,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,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.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.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,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.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. 진작,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.. - 신경숙의 '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' 중에서 - | ||
너무 슬플거 같아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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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십줄 무거운 등짐질에 혼미해진 발자국
이제사 떠오르는 해도 숨이 턱 밑까지 찬다
늦가을 새벽 찬 바람이 오늘 곱절 시리고
채 가시지 않은 어제 하루 일당의 흔적
낡은 장갑에 구멍은 커지고
뒷주머니에 꽂아둔 수건이 땀으로 무거워질 때쯤
눈치껏 피워 무는 담배 한 대에 손은 떨리는데
어린 십장의 야박한 목소리
엉덩이 먼지 털며 흘리는 잡부의 웃음이 설웁다
새벽에 눈 맞춘 해가 어느덧 서쪽으로 쉬어들면
잡부의 잘 굽어지지 않는 굵은 손가락이 품값 꼽느라 바쁜데
산 허리에 무겁게 내려 앉은 비구름 비를 칠 듯 심상치 않은 모습이
얼마 안 되는 품값 때문에 썩 반갑지 않다
지친 몸에 오늘은 걱정마저 품삯인가